아티스트는 죽었다.
개발자는 죽었다.
요즘 AI 시대가 열리면서, 여기저기서 “이제 ~는 죽었다”는 말이 많이 들리는데요. AI가 그림도, 음악도, 글도 개발도 더 잘 한다는 것에서 비롯된 말인 것 같습니다... 🥲
그런데, 이번에 LG 사이언스 파크에서 열린 컬쳐위크의 LG CNS 멘토로 참여했다가 박새별 박사님의 강연을 우연히 듣게 되었는데요. 박사님은 위와 정반대의 이야기를 들려주셨어요. 🤔
예전에는 음악을 만들고 싶어도 현실적 제약이 있었다. 다른 아티스트들이나 협업을 같이 하는 이해관계자들과 일을 하다보니, 내가 하고 싶은 걸 다 할 수 없었고, 결국은 포기하거나 타협해야 했다.
그런데 지금은 AI가 도와주니까, 처음부터 끝까지 나의 생각만으로도, 혼자 힘만으로도 곡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. 그리고 그 과정이 너무 즐겁다
오히려 지금이 진짜 음악이 다시 재미있어진 시대라는 것이다. 그 이야기를 들으며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됐어요.
저 역시 한동안 개발에서 멀어진 듯했습니다. 개발자 말고 다른 걸 해야 하나, 개발이 내 적성이 아닌 건 아닐까, 이런 고민을 할 정도였습니다. 도구와 스택에 치여 살다 보니, 개발의 본질적인 재미가 보이지 않았던 것이었죠. 🤯
그러던 어느 날, 제가 올린 롤 5대5 구도 분석 영상이 누군가의 눈에 띄었습니다.
비개발자인데 본인도 롤을 좋아하고, 본인만의 아이디어를 덧붙여서 프로게이머 경기의 5대5 경기 구도 분석을 하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고, 나를 선생님이라 칭하며 선생님이 하신 것 처럼, n8n 구성을 하고 싶다며 도움을 요청해왔습니다. 🙏
그렇게 약속을 잡고, 디스코드에서 1대1로 붙어서 하나하나 이슈를 해결해 나갔습니다. 처음엔 에러가 쏟아지고 막막했지만, 조금씩 동작이 되는 게 눈에 보였습니다. 그때 그분의 목소리는 호기심 가득한 아이 같았어요! 😃
“와, 이렇게 되는 거예요? 와 진짜 되는 것 같은데요?” 🤩
하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는데,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.
“그래, 이게 개발의 맛이지.”
그 경험은 저를 다시 끌어올렸습니다.
사실 저는 오래 전부터 자소서 첨삭을 하면서 자기소개서 에디터를 만들어보고 싶었는데요. 그런데 어떻게 구현할지 고민만 하다가 미루기만 했어요... 그러다 이번에는 Cursor를 활용해서 몇 시간 만에 뚝딱, 미뤄왔던 프로젝트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. (곧 공개 예정)
“이걸 굳이 이렇게까지 고민할 필요가 있었을까?” 🤔
기능 하나하나가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, 정~~말 오랜만에 창작의 몰입에 빠졌습니다. 밤 늦게 3시까지 개발하고, 잠들기 직전까지 어떻게 구성해볼까 고민하고, 아침에 눈뜨자마자 컴퓨터를 켜서 Cursor에 명령을 치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서 깨달았죠.
“아... 이게 개발의 맛이지!!!” 🤩
그리고 확신했습니다.
창작의 즐거움은 결국 도구나 기술 스택이 아니다. 몇 명이 쓸지, 얼마나 대단해 보일지는 부차적이다. 중요한 건, 내가 내 생각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과정 그 자체였다. 기술은 그걸 위한 재료일 뿐이다.
너무 고민하지 말자. 그냥 시작하면 된다.
개발자도 이제 개발자가 아니라 창작자, 크리에이터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게 된 세상이 찾아온 것 같습니다.
더 이상 그 기술 자체에만 너무 얽매이지 말고 저희도 아티스트가 됩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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